이야기 하는 건축가와 정원사 _남해_ 거창 _170207


"나에게 건축이란 공간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한 힘의 등압선을 그리는 작업이다."

이토 도요의 내일의 건축 중에서 .....



2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 
거창과 남해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출장은 정원사들과 함께 한 출장이었습니다.

코비즈가 만들어가는 건축물들은 언제나 정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건축적 산책로라고 할까요?

꼬르뷔제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런 길도 있고,
건축주가 꿈꾸는 산책로도 있습니다.
실은 코비즈 식구들이 그리는 길도 있습니다.

어떤 산책로일지는 아마도
3년, 5년, 10년이 흘러야 드러날 것 같군요.^^

대지를 이해하고
그 곳에 건축물을 올리는 일은
자연속에 하나의 돌덩이를 놓는 일과 
다르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뭐야! 대지를 이해한다고 하고선 건물만 덩그러니 놓는 거야?" 

이런 질문에 이르러서는
나무와 풀, 바람과 하늘, 볕을 건물과 같이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 속에 존재하는 의미 없는 작은 선 하나 일지라도 종이위에 그어진 
나무 한 그루, 꽃잎 하나는 
그럴듯한 모습이 되고, 
공간을 마음에 두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란 결국
살피고 느끼고, 알아차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정원사들과 함께 하는 작업은 
소소한 즐거움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거창 행복한 마을도 그렇고
남해 동경작업실도 
정원사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입니다.
건축주가 운영하는 베지나랑에서 
준비해주신 저녁 식사 입니다.

"오늘 컨셉은 발우공양입니다."
컨셉에 맞게 싹싹 비워 먹었습니다. 

빈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도 중요하고
왜 담으려는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소박한 공간이지만
건축주가 운영하는 베지나랑의 실내는
언제나 편안함을 줍니다. 




지난 몇주 동안 고민한 흔적을 서로 내놓는 자리입니다. 
보이지 않는 힘의 등압선이 작용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로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에 있어야 할 것이 어떠한 것인지 진지하게 살피고 살피는 시간입니다.. 



정원사들과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정원사가 되어 갑니다.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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