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는 코비즈_남해_동경작업실_170207



"나무에 싹이 돋은 것을 당신이 처음 보았을 때 봄은 이미 그곳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사물을 바라보는 당신의 생각은 완전히 바뀐다. 비가 오면 당신은 정원에 비가 내린다고 생각할 것이고, 햇살이 비치면 그저 비치는 것이 아니라 정원에 햇살이 쏟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karel capek 원예가의 열두달 중에서 


입춘이 지나면
봄이 왔다고 여깁니다.
마음이 먼저 앞섰는지 그래도 바람은 차고 몸은 추위를 느낍니다.

남해에는 봄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공사 준비 해야겠네요"
2주 전에 현장 소장님과 거창에 함께 다녀온 이후로 본격적인 공사 준비가 되고 있습니다.

코비즈 식구들 성품이 그런 것인지
야무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건축주를 잘 만나서 그런지
설계를 마친지 2달이 넘어서도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것은
'때'를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때가 되면 우리들 마음도
시선도, 주변의 풍경도 바뀌기 때문입니다.
조건이 바뀐다고 할까요?

이제 남해에도 코비즈가 공을 들인 건축물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꽤 남해스러운 건물이 되겠지요^^

건축주분은 이런 저희들을 보고
이렇게 전해주곤 합니다.

"아니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동경작업실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자꾸만 남해스러운 건물을 짓는다고 하는겁니까?" 얼굴에 미소와 기대를 가득 담은 눈 짓을 보이면서 웃음기 가득 우리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남해스러워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동경작업실이 될 것입니다.

이미 코비즈 식구들의 머리속에는 동경작업실 어떤 곳일지 쫙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일도 오랜 동안 해왔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들 마음이 이곳에 와 있기 때문일까요?

아무튼 건축주 내외분도,
우리들도 미소가 한 가득입니다.
강진만의 부드러운 해풍과
펼쳐진 산, 들, 바다, 나무, 흙, 새, 고양이,
오래된 집들과 담장, 대문이 정겹습니다.

아무래도 때가 된 것 같네요 ^^



동경작업실의 motiv가 된 주택입니다.
아마도 예전에 이집은 바닷가 바로 앞집이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경지 정리가 되고 강진만에 해안 뚝방이 생기면서 
바다가 있던 곳에 집들이 만들어 졌으니 이제 기억만 남아 있겠지요


동경작업실 인근에 있는 오래된 창고문입니다.
더 이상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세월이 예술입니다.



정원사, 건축주와 함께 동네 목욕탕에 다녀왔습니다.
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목욕탕입니다.
남해에 내려가면 매 번 다녀갈 듯 합니다.
아담하고 조용하고 히히낙낙 거리기에 좋은 곳입니다.
남해가 참 고맙습니다. 


때가 왔습니다.
꽃이 피고
볕이 참 좋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에 담았습니다.

정원사와 건축주분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데 제가 게으름을 좀 피웠습니다.

'남해에 봄날' 이란 출판사가 있던가요?
봄날입니다.



 영지리 마을 근처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건축가가 하는일은 무엇일까
곱씹어 보게 됩니다.
무엇일까요?

저대로 그냥 서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역시나 게으름을 피우고 말입니다.
오랜 담벼락과 옛창 아래에 꽃이 올라도 좋고
여름날 벼들이 파랗게 서도 좋고
가을 추수전까지 벼이삭이 노랗게 일렁거려도
참 좋겠습니다.

때가 되니 보기 좋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이 봄에
남해로 여행오세요
동천 목욕탕에도 가고
강진만 해안가를 걸어도 보세요

때가 맞으면 우리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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