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는 건축4_일본 순례길_시코쿠_20170203

'淸心省事靜中居'
청심생사정중거 (일 줄이고 마음 맑혀 고요히 살 것!) 
흥선 스님의 맑은 바람 드는 집에서





약중에 최고의 약은 '일 줄이고 마음을 맑혀 고요히 사는 길'이라고 합니다. 
요즘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어울리는 글귀 입니다.

일본 순례길의 마지막 여정은 시코쿠 지역의 88사찰 순례길입니다. 일본인들 최고의 소망 중에 하나는 시코쿠 순례길이라고 합니다. 

걸망을 짊어지고, 지팡이를 짚고, 망건을 쓰고 하얀 옷을 입고 조용히 걸어가는 순례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맑은 숲속을 걷고, 오솔길을 따라 냇가를 건너는 그런 순례길은 아닙니다. 
도시를 지나고 주택가를 통과하고 가는길에 하루 숙박을 하고, 때론 산속애서 머물기도 하는 그런 소박한 순례길입니다.



순례길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비장함이라든가, 무엇을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든가, 이 길이 아니면 절대 아니다! 라고 하는 그런 결심이 없어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순례길입니다. 

건축가와 출판 디렉터, 행정가, 정원사가 함께 이길을 나섰습니다. 비가오는 날 떠난 순례길은 우리들에게 바람같은 영감을 던져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길을 나서는가?
우리는 왜 이곳에 서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하지?
나는 무엇을 위해서 여기에 왔는가?

이런 질문을 하나씩은 던져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일 줄이고 마음 맑혀 사는 길이다" 



시코쿠 섬에 들어가기 하루전 선술집에서 다음날 일정을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여행의 느낌은 이런 곳에서 나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준비한 아침 식사 입니다. 이곳에서 소박하지만 특별한 여행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사진 속에 두 분이 보이시죠? 아마도 어머니와 아들 같습니다. 두 분의 모습을 보고 가슴 한 켠이 따뜻했습니다. 
순례길을 마치고 돌아와서 한 달 후 남동생과 나, 그리고 어머니 이렇게 셋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정원사, 아트디렉터, 건축가, 행정가는 여행 내내 쉬지 않고 느끼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코비즈의 여행은 그래서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전공, 나이, 출신을 불문하고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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